— 다툼의 4가지 핵심
“고소가 접수됐다는 연락을 받았는데, 나는 그런 의도가 없었다.” 강제추행으로 조사를 받게 된 분들이 가장 먼저 검색하는 말입니다. 강제추행 무혐의가 어떤 사건에서 가능한지, 무엇을 다퉈야 하는지 정확히 정리했습니다.
추행의 고의 · 진술 신빙성
강제추행으로 고소가 접수됐다는 연락을 받으면, 머릿속이 하얘집니다. 나는 그런 의도가 전혀 없었거나, 사실관계 자체가 상대의 주장과 다른데도 “추행을 했다”는 한 줄로 모든 것이 정해진 듯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가장 먼저 찾는 것이 강제추행 무혐의가 정말 가능한가라는 물음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강제추행 무혐의는 분명히 나오는 사건이 있습니다. 다만 그것은 “억울하다”는 호소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 다퉈지는 사건인지를 정확히 알고 거기에 맞춰 대응했을 때입니다. 특히 2023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로 강제추행의 성립 기준이 바뀌면서, 다퉈야 할 지점도 달라졌습니다.
이 글에서는 2023년 이후 달라진 강제추행의 성립 기준, 그럼에도 강제추행 무혐의가 나오는 지점, 진술과 증거의 신빙성을 어떻게 다투는지, 그리고 조사를 받게 됐다면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차례로 살펴봅니다. 결과를 단정할 수는 없지만, 어디서 다투는 사건인지 아는 것이 첫걸음입니다.
“나는 추행할 생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강제추행 무혐의를 받을 수 있을까요?”
강제추행, 2023년 이후 기준이 이렇게 달라졌습니다

강제추행은 형법 제298조에 규정되어 있고, 법정형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추행한 경우에 성립합니다. 문제는 이 “폭행 또는 협박”을 어느 정도로 볼 것이냐였는데, 여기서 2023년에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종전 판례는 강제추행의 폭행·협박이 상대방의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여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그런데 2023년 9월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 기준을 변경했습니다. 이제는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까지 요구되지 않고,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이거나 일반적으로 공포심을 일으킬 정도의 해악 고지이면 족하다고 봅니다. 즉 폭행·협박의 문턱이 낮아진 것입니다.
이 변화가 의미하는 바는 분명합니다. “강하게 저항하지 못했으니 강제추행이 아니다”, “기습적으로 한 번 만진 것이라 폭행이라 할 수 없다”는 식의 종전 방어 논리는 더 이상 그대로 통하지 않습니다. 이른바 기습추행도 강제추행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무혐의 다툼은 폭행·협박이 아니라 다른 요건으로 옮겨갔습니다.
※ 강제추행 처벌 조항은 국가법령정보센터 형법 제298조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강제추행 무혐의가 나오는 지점

폭행·협박의 문턱이 낮아진 지금, 무혐의가 실제로 갈리는 첫 번째 지점은 추행의 고의입니다. 강제추행은 성적 의도로 상대의 신체를 접촉했을 때 성립합니다. 만원 지하철에서의 밀착, 길에서 부딪힌 우연한 접촉, 부축·안내 과정의 신체 접촉처럼 성적 의도가 없는 접촉이라면, 그 사실이 인정될 때 추행의 고의가 부정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그 행위가 객관적으로 ‘추행’에 해당하는지입니다. 추행은 일반인의 관점에서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행위여야 합니다. 접촉의 부위, 정도, 경위에 따라 추행으로 보기 어려운 경우가 있고, 이때도 강제추행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세 번째 지점이 가장 중요합니다. 강제추행 사건의 상당수는 목격자도 물증도 없이 두 사람의 진술만 맞서는 사건입니다. 이때는 피해 진술을 그대로 믿을 수 있는지가 결론을 가릅니다. 진술이 시점마다 달라지거나, 경험칙에 맞지 않거나, 다른 정황과 어긋난다면 그 신빙성이 다퉈집니다. 무혐의가 진술 신빙성 다툼에서 나오는 이유입니다.
결국 진술과 증거의 신빙성 싸움입니다

목격자도 물증도 없는 진술 사건에서 결론을 좌우하는 것은, 결국 수사 초기의 진술입니다. 강제추행 사건은 피해자의 진술이 수사의 출발점이 되는 경우가 많고, 피의자가 처음에 어떻게 진술하느냐가 그 뒤의 모든 판단에 영향을 줍니다. 그런데 바로 이 단계에서 많은 분들이 돌이키기 어려운 실수를 합니다.
억울한 마음에 “절대 그런 적 없다”고만 반복하거나, 반대로 분위기에 휩쓸려 “기억은 잘 안 나지만 그랬을 수도 있다”는 식으로 답하는 경우입니다. 전자는 접촉 사실 자체가 객관 증거로 확인될 때 진술 전체의 신빙성을 무너뜨리고, 후자는 추행의 고의를 스스로 인정한 진술로 읽힐 수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무혐의를 다툴 여지를 좁힙니다.
강제추행은 추행의 고의, 추행 해당성, 진술 신빙성이라는 법적 쟁점에서 갈리는데, 이 쟁점들은 법리에 대한 이해 없이 혼자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무엇을 인정하고 무엇을 다퉈야 하는지, 어떤 진술이 유리하고 불리한지를 모른 채 조사에 임하면, 다툴 수 있었던 사건도 그렇지 못한 사건이 됩니다.
강제추행 조사, 지금 변호인이 필요한 이유

강제추행 사건에서 결론을 좌우하는 것은, 결국 추행의 고의와 진술의 신빙성을 어떻게 다투느냐입니다. 그리고 그 판단 자료의 대부분은 수사 초기의 진술과 정황에서 만들어집니다. 한번 기록된 진술은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특히 위험한 것은, 억울하다는 생각만으로 준비 없이 조사에 임하는 경우입니다. 정리되지 않은 진술이 오히려 추행의 고의를 인정한 것으로 읽히거나 진술 전체의 신빙성을 무너뜨리면, 다툴 여지가 있던 사건도 그렇지 못한 사건으로 바뀝니다. 강제추행 무혐의를 받을 수 있었던 사건이 결과가 달라지는 것은, 대개 이 초기 단계에서입니다.
결과를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강제추행 무혐의가 나오는 사건이 분명히 있고, 그것이 추행의 고의·추행 해당성·진술 신빙성이라는 쟁점에서 갈린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내 사건이 어디에 해당하는지, 어떻게 진술하고 다퉈야 하는지는 전문가의 검토를 거치는 것이 안전합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변호인의 조력이 필요합니다. 강제추행으로 고소·조사 통보를 받았는데 추행의 의도가 없었던 경우, 접촉 사실 자체나 그 경위가 상대 주장과 다른 경우, 목격자도 증거도 없이 진술만 맞서는 경우, 아직 조사 전이라 무엇을 어떻게 진술해야 할지 막막한 경우입니다.
“강제추행 무혐의는 ‘억울하다’는 호소가 아니라, 추행의 고의와 진술의 신빙성을 어디서 어떻게 다투느냐에서 갈립니다. 진술 전에 사건의 구조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혼자 대응하기 어렵다면, 강제추행 조사 단계부터 임승빈 변호사가 변호인으로 함께 대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