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합의해야 할까
피해자와 합의해야 한다는 말은 들었는데, 도대체 합의금을 얼마로 잡아야 할지, 언제 어떻게 접촉해야 할지 막막합니다. 액수 기준부터 합의가 처분에 미치는 영향, 흔한 실수, 합의가 어려울 때의 대안까지 순서대로 정리했습니다.
합의·피해회복
절도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되면 주변에서 가장 먼저 듣는 말이 “일단 피해자와 합의부터 하라”는 조언입니다. 그런데 막상 시작하려고 보면 정작 가장 중요한 것이 막막합니다. “합의금은 얼마가 적정한 건가요.” “피해 금액만큼만 주면 되나요, 아니면 더 줘야 하나요.” “지금 바로 연락해도 되는 건가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합의는 처분 결과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이지만, 액수에 정해진 공식이 있는 것도 아니고, 합의했다고 해서 결과가 자동으로 보장되는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시점과 방식을 잘못 잡으면 합의가 더 꼬이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이 글에서는 합의금의 액수 기준이 실제로 어떻게 정해지는지, 합의가 처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그리고 사람들이 합의 과정에서 흔히 저지르는 실수와 합의가 어려울 때의 대안까지 순서대로 짚어보겠습니다.
“절도죄 합의금, 그냥 피해 금액만큼만 주면 끝나는 거 아닌가요?”
절도죄 합의금, 정해진 금액이 있나요

가장 먼저 정리해야 할 오해가 있습니다. 절도죄 합의금에는 ‘얼마’라고 법으로 정해진 기준이 없습니다. 형법은 절도죄의 처벌 범위만 정하고 있을 뿐, 피해자에게 줄 합의금의 액수를 규정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합의금은 가해자와 피해자가 협의해서 정하는 사적인 금액입니다. 통상 피해 금액을 출발점으로 삼지만, 거기에 더해 피해자가 입은 불편이나 정신적 충격,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받아내기 위한 위로의 성격까지 함께 고려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같은 피해 금액이라도 합의금이 일정하지 않습니다. 피해자가 일상적으로 쓰던 물건이었는지,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있었는지, 피해자의 감정이 어느 정도인지 등 구체적 사정에 따라 협의 금액이 달라집니다. ‘시세표’처럼 정해진 합의금 표가 있다는 생각은 사실과 다릅니다.
합의가 처분에 미치는 영향

그렇다면 합의는 처분에 실제로 어떤 영향을 줄까요. 합의와 피해 회복은 수사·재판 각 단계에서 다음과 같이 유리한 방향으로 고려될 수 있습니다.
다만 한 가지 분명히 짚어둘 점이 있습니다. 절도죄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가 아닙니다. 즉 합의했다고 해서 사건이 자동으로 없던 일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합의는 어디까지나 유리한 양형·처분 요소로 작용할 수 있을 뿐, 결과를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같은 합의라도 합의금을 어떤 시점에, 어떤 내용으로 정리해 전달하느냐에 따라 그 영향력이 달라집니다. 처벌불원 의사를 명확히 담았는지, 적절한 단계에서 제출되었는지가 중요합니다.
합의금·합의 과정에서 흔히 하는 실수

합의를 서두르다 오히려 일을 키우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었던 사건이 합의 방식의 실수로 어그러지기도 합니다. 흔히 반복되는 실수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특히 피해자에게 직접 연락하는 것은 가장 조심해야 할 부분입니다.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은 마음이었더라도, 피해자 입장에서는 가해자의 연락 자체가 불쾌하거나 위협으로 느껴질 수 있고, 이것이 합의를 더 어렵게 만들거나 새로운 분쟁의 불씨가 되기도 합니다. 절도죄 합의금 협의는 액수보다 접촉 방식과 시점에서 어긋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합의부터 하면 안 되는 사건도 있습니다

합의가 처분에 유리하다는 말만 듣고 서둘러 합의부터 하려는 분이 많습니다. 그런데 합의는 본질적으로 ‘내가 그 행위를 했다’는 것을 전제로 피해자와 매듭짓는 절차입니다. 즉 합의를 시도하는 순간, 다툴 여지가 있던 혐의를 사실상 인정하는 방향으로 비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절도 사건 중에는 고의나 불법영득의사가 분명치 않아 다투면 무혐의가 가능한 사건도 적지 않다는 점입니다. 이런 사건을 단지 빨리 끝내고 싶어 합의부터 하면, 스스로 혐의를 인정한 꼴이 되어 무혐의로 갈 수 있던 사건이 오히려 처벌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합의 여부와 처벌이 늘 같은 방향인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절도죄 합의금은 ‘얼마를 줄까’보다 먼저 ‘이 사건이 합의할 사건인지, 다퉈야 할 사건인지’를 가리는 것이 순서입니다. 합의가 유리한 사건이라면 시점·방식을 정교하게 잡고, 다퉈야 할 사건이라면 합의보다 혐의 자체를 다투는 전략이 맞습니다. 공탁 등 합의 외의 길도 이 판단 위에서 비로소 선택됩니다.
“모든 절도 사건에서 합의가 정답인 것은 아닙니다. 다퉈야 할 사건을 합의부터 하면, 받을 수 있던 무혐의를 놓칠 수 있습니다.”
혼자 대응하기 어렵다면, 조사 단계부터 임승빈 변호사가 변호인으로 함께 대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