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의·합의의 오해와 진실
“상대가 동의했고, 합의도 했는데 왜 처벌받나요.” 의제강간 사건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이자, 가장 위험한 오해입니다. 의제강간은 미성년자 본인의 동의가 있어도 성립하고, 친고죄·반의사불벌죄도 아니어서 합의해도 처벌이 자동으로 면제되지 않습니다. 합의가 무엇을 바꾸고 무엇을 바꾸지 못하는지, 직접 접촉이 왜 위험한지를 정확히 정리했습니다.
동의 무관 · 양형 참작
의제강간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되면, 많은 분들이 먼저 떠올리는 것이 “상대도 동의했으니, 합의하면 끝나는 것 아니냐”는 생각입니다. 그래서 서둘러 합의를 추진하려 하지만, 바로 이 지점에서 사건이 더 어려워지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먼저 분명히 해야 할 사실이 있습니다. 의제강간은 상대 미성년자가 동의했더라도 성립합니다. 일정 연령에 미치지 못한 미성년자는 성적 자기결정을 온전히 하기 어렵다고 보아, 법이 그 동의에 효력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동의가 있었다는 사정은 의제강간 합의의 배경이 될 수는 있어도, 처벌을 면하게 하는 근거가 되지는 못합니다.
이 글에서는 의제강간이 동의가 있어도 왜 처벌되는지, 그럼에도 합의가 어떤 의미를 갖고 어디까지가 한계인지, 보호자와의 합의와 2차 가해·공탁은 어떻게 봐야 하는지, 그리고 합의를 왜 변호인을 통해 진행해야 하는지를 차례로 살펴봅니다. 결과를 단정할 수는 없지만, 의제강간 합의의 의미와 함정을 함께 아는 것이 먼저입니다.
“상대가 동의했고 합의도 하려는데, 의제강간이면 그래도 처벌받나요?”
미성년자가 동의했는데도 처벌되나요 — 의제강간과 합의

의제강간은 폭행이나 협박이 없어도, 그리고 상대의 동의가 있어도 성립한다는 점에서 일반 강간과 구조가 다릅니다. 형법 제305조는 일정 연령에 이르지 못한 미성년자에 대한 간음·추행을 강간·강제추행의 예에 따라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법이 그 연령대 미성년자의 동의에 효력을 인정하지 않기에, 동의가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는 의제강간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의제강간에서 합의는 무의미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다만 그 의미가 일반인이 생각하는 것과 다릅니다. 의제강간은 친고죄도, 반의사불벌죄도 아니어서 합의를 하고 상대나 보호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해도 그 자체로 공소제기와 처벌이 면제되지 않습니다. 의제강간 합의는 사건을 끝내는 면죄부가 아니라, 처분과 양형에서 참작되는 사정으로서 의미를 가집니다.
※ 의제강간 처벌 조항은 국가법령정보센터 형법 제305조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법정형과 적용 법률은 사안에 따라 다르므로 반드시 개별 확인이 필요합니다.
합의의 효과와 한계 — 양형 참작일 뿐

의제강간 합의의 효과는 한 가지로 정리됩니다. 합의는 성립 여부를 바꾸지 못하고, 처분과 양형에서 참작되는 사정에 그칩니다. 동의가 있어 성립한 의제강간을 합의로 없던 일로 만들 수는 없고, 다만 피해 회복과 반성의 정도를 보여 주는 자료로서 검사의 처분이나 법원의 양형 판단에 반영될 수 있을 뿐입니다.
의제강간은 사안에 따라 무거운 법정형이 정해져 있고, 13세 미만을 상대로 한 경우 등에는 중한 처벌이 따릅니다. 적용 법률과 법정형은 연령과 행위 태양에 따라 달라지므로 단정할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합의가 있어도 사건의 무게 자체가 가벼워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그렇기에 합의는 “하면 끝”이 아니라, 어떻게 평가받느냐가 중요합니다.
여기서 가장 주의할 것이 있습니다. 합의를 서두르다 미성년자나 보호자에게 직접 연락하는 것입니다. 상대는 미성년자이거나 그 보호자이고, 좋은 의도였더라도 접근 자체가 위협이나 압박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 그 자체가 2차 가해로 평가되면 양형은 오히려 무거워집니다. 의제강간 합의에서 창구와 방식이 결정적인 이유입니다.
보호자와의 합의·2차 가해, 그리고 공탁

의제강간 사건에서 합의는 보통 피해 미성년자가 아니라 법정대리인인 보호자와 진행하게 됩니다. 미성년자 본인의 동의가 성립을 좌우하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합의 역시 보호자의 의사를 중심으로 이루어집니다. 다만 보호자와 합의가 이루어지더라도, 앞서 본 것처럼 그 자체로 처벌이 면제되지는 않고 처분·양형의 참작 사유에 그칩니다.
더 신중해야 할 것은 2차 가해 문제입니다. 합의를 위해 미성년자나 보호자에게 직접 연락하거나 주변을 통해 접근하는 것은, 상대에게 공포를 주고 회유·압박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상대가 미성년자라는 점에서 직접 접촉의 위험은 더욱 큽니다. 합의는 반드시 상대가 안전하다고 느끼는 방식, 즉 변호인을 창구로 한 절차로 진행해야 합니다.
보호자가 합의를 거부하거나 연락 자체를 원치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때 검토할 수 있는 것이 형사공탁 특례입니다. 상대의 인적사항을 몰라도 법원과 사건번호로 피해 변제액을 공탁할 수 있는 제도로, 2022년 12월부터 시행되고 있습니다. 다만 이 제도는 사건이 법원에 기소되어 재판이 진행 중일 때에만 이용할 수 있고, 피의자 신분인 수사 단계에서는 사건번호가 없어 이용할 수 없습니다. 공탁이 합의를 완전히 대신하는 것도 아니어서, 시점과 활용 여부는 신중히 판단해야 합니다.
의제강간 합의, 변호인을 통해야 하는 이유

의제강간 합의는, 결국 누구와·언제·어떻게 하느냐가 그 효과를 가릅니다. 동의가 있어도 성립하는 죄이고 합의가 면죄부가 아니기에, 합의는 처분과 양형에서 어떻게 평가받느냐가 중요하고, 잘못된 접근 한 번이 돌이키기 어려운 결과를 만듭니다.
특히 위험한 것은, 마음이 급해 미성년자나 보호자에게 직접 연락하는 경우입니다. 합의를 위한 행동이 오히려 2차 가해로 평가되면, 양형은 무거워지고 합의의 길은 더 멀어집니다. 참작받을 수 있었던 합의가 사건을 악화시키는 것은, 대개 이 첫 접근에서 비롯됩니다.
결과를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의제강간은 미성년자의 동의가 있어도 성립하고 친고죄·반의사불벌죄가 아니라는 점, 그러나 합의와 피해 회복이 처분과 양형에서 참작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내 사건을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는 변호인의 검토를 거치는 것이 안전합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변호인의 조력이 필요합니다. 의제강간으로 합의를 고민하지만 직접 연락이 망설여지는 경우, 어떤 합의가 적정한지 모르는 경우, 보호자가 합의를 거부해 공탁을 검토하는 경우, 아직 조사 전이라 무엇부터 해야 할지 막막한 경우입니다.
“의제강간 합의는 ‘하느냐’보다 ‘누구와, 언제, 어떻게’가 결과를 가릅니다. 직접 연락은 피하고, 창구와 시점부터 정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변호인의 조력이 필요하다면, 의제강간 조사 단계부터 임승빈 변호사가 변호인으로 합의를 함께 진행합니다.